나의 이야기

산다는 것은 (3)

백목향1 2014. 6. 9. 10:04

 

붉은 넝쿨 장미가 참 아름다운 유월의 풍경들

조금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경기도 양지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망내 여동생네서 열흘 남짓 지내고 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저귀는 새소리

작은마당 귀퉁이마다 소박한 풀꽃들이  어우러져 꽃방석을 만들고

어설프게 만든 텃밭에선 그래도 한끼 식사엔 부족함 없는 야채를 제공해주니 서울의 건조한 생활보다

얼마나 싱그러움 가득한  나날이었는지.

 

남편의 뇌졸증으로 작년가을 이곳으로 이사온 동생 덕분에

생전처음 잔디기계로 잔디도 깎아보고 잔디사이의 풀도 뽑으며 그동안 아파서 잠시 내려놓은 어프로치 연습도 했다

 

내가 함께있는 열흘동안

마산에 살고있는 큰남동생 부부를 초대하여 올케의 61번째 생일을 아주 멋진 가든 바베큐 파티로 축하해주고

이어진 연휴 덕분에 가까운 이천 실크벨리로 오랜만에 라운딩을 나가 그린위에 하얀 작은공을 날리며 점수와 순위에

상관없이 형제 자매끼리 돈독한 정도 나누고 왔다

때로는 부자로 사는 동생들이 자식들 보다도 더 나를 챙겨주어 고마운 마음 간직하며 살고.

 

오년의 투병생활

전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5세 정도의 지능뿐인 남편을 끔찍히 간호하는 동생을 보면서

언제나 밝고 쾌할한 언니같은 망내에게 늘 지혜롭게 살아가는  생활속 단면을  느끼며 배우고 온다

 

인생 ! 욕심 부린다고 마음대로 살아지던가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어디 나무들과 꽃들 뿐이랴

그 참담한 통한의 아픔을 통해서 모든 아름다운 눈물들이 다시 꽃으로 피어나는 것은

사랑과 진실이 굳어서 굳어버린 관념이 아니라 살아서 흔들리며 늘 아파하는 상처인것을

흔들리고 흔들려서 더강해지는 아름다운 갈대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이와 같거늘...

 

오밀조밀 작은 반찬통에 담아준 정승스런 밑반찬들

그냥  자꾸 눈물이 나는건  그래도 내곁에 이토록 온기 나누는 자매가 있어

늙어가는 세월속 나이의 외로움도 줄이며 서로 기대며 사는것을.

 

계절은 녹음으로 달려가고

거리의 소음이 오르다 눕는 내 답답한 공간이 싫어지면

어느날 홀연히 나는 또 행랑을 꾸려 이곳으로 오리라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하는 마음의 안식처이기에...

 

 

                                             양지 동생네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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