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69

떠나는 시월

싸늘한 미소 파랗게 질린 하늘 먼곳서 달려와 먼 길 재촉하는 바람 이별 예감에 나무들은 몸떨고 가을 손길 닿는곳 마다 비어가는 숲 한계절 예쁘게 물들이고 홀연히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 등굽은 하얀 억새 잔잔한 그리움 되어 흩날리는 날 10월의 마지막을 삼킬때 삶을 아름답게하는 추억은 두고 더는 서럽게 울지 말고 떠나 주기를.

나의 이야기 2023.10.29

가을의 길 위에서

그토록 무성했던 초록의 한여름이 떠난자리 풍경따라 흐르는 가을이 들어서고 번거롭던 한가위도 지나고 요번엔 긴 연휴 덕분에 각자들의 여행을 떠난 자식들도 손님처럼 다녀가니 나도 한결 편안함으로 내 시간을 즐긴다 파아란 맑은 하늘 등뒤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들길에 핀 하늘거리는 코쓰모쓰 먼산타고 내려오는 가을에 벌써 10월을 맞는다 오늘은 고요한 낭만에 젖어 햇살 비치는 창가에 기대서 흘러간 추억의 올드팝을 들으며 은은한 커피향에 올 가을엔 늘어나는 약봉지에 건강을 의지할게 아니라 좀더 자신을 단련하며 이겨낼수 있는 가을의 길위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나의 이야기 2023.10.01

작별

삼개월의 긴 날들을 가족과 여행으로 함께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여동생을 떠나보내고 돌아서는 공항의 아쉬운 이별의 발자욱 쏱아지는 햇살 침묵의 불볕 우리는 서로의 안녕을 빌고 눈물을 감추고 포옹을 하며 다시만날 재회에 아득한 기다림에 세월속 시간을 또 헤아려 본다 그냥 한기 느끼는 외로움 몹씨 쓸쓸한 7월의 끝날 이제 추억을 접어 사진첩에 넣는다

나의 이야기 2023.07.31

산다는 것은

해마다 봄이면 마음도 몸도 아프다 오늘도 병원을 다녀 오는 길 지천에 핀 꽃들의 봄소식도 내겐 반갑잖고 다달이 재발하는 대상포진의 휴유증은 어쩔 수 가 없다 갑상선암 절제 수술한지도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완치는 않되고 진통제를 맞고 약을 먹으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순간 그나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순간 만이라도 모든 통증 잊고싶다 從心의 중반을 넘어서는 길 세월의 바람에 밀려 여기까지 왔나보다 아플때 마다 마음을 넉넉히 지니고 살자고 다짐하면서도 연이은 통증엔 때론 삶이 지겹다 때로는 긴 하루에 기대어 더러는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진 블로그 댓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오는날은 더 마음이 허전한 순간들이 밀려 온다 이제는 친구들도 모두가 나이탓인가 대화 내용은 아프다는 무거운..

나의 이야기 2023.03.13

넋두리

하루치의 삶을 호주머니에 넣고 긴 그림자 등뒤로 어둠속을 걷는다 새로운 한 계절이 시작되는 봄 저먼쪽 끝나라에선 치열한 전쟁으로 사람이 죽어가고 또 한쪽 먼 나라에선 지진으로 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다 때로는 평안한 세상 삶속의 사소한 투정에도 살아가는 미안함에 마음이 아프다 한통의 전화에 동참하는 성금을 보내고 마른가지에 걸린 푸석한 마음을 내려 봄을 담아보는 혼란한 세상 언제쯤 세상은 제자리로 돌아가 봄다운 봄속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까 부질없는 넋두리 한줌 햇살도 고마운 2월의 어느날에.

나의 이야기 2023.02.20

은빛의 하루

빙점에 갇힌 세상 한기를 덮는 오후의 따스한 햇살 이불 바람은 가지에 매달린 추위를 쓸어가고 실어오고 빠르게 달려가는 시간속에 정말 한 해가 소리없이 지고 있네요 해마다 언제나 이맘때 쯤이면 까닭모를 서글픈 이유에 인생을 돌아보며 울음인듯 노래인듯 슬며시 세월을 풀었다 당긴다 허공을 가르는 차거운 바람의 자국 벽에 걸린 한장뿐인 달력이 유난히 외롭게 느껴지는 날 따스한 차 한잔의 온기 가슴에 담으며 크리쓰마쓰 카드 같은 바깥 풍경들의 잔설위로 또 하루가 지나간다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하시겠지요 나보다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하시겠지요 그리고, 그립다는 사연을 엮어서 보낸다는 것은 인생을 아직 모르는 철없는..

나의 이야기 2022.12.18

우리 곁엔 가을이

그토록 떠날 것 같지 않던 여름도 겸손하게 떠난자리 가을이 들어앉고 코로나에 묶인채 흘러버린 아까운 세월속 시간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나마 편하게 즐기던 블로그마져 티스토리로 전환이 되어 어눌한 손놀림에 컴퓨터 위엔 먼지가 쌓이고 언제나 그러하듯 원활하지 못한 건강에 더더욱 한계절을 게으르게 보내고 늘어나는 약봉지에도 이제는 그려려니하고 산다. 아침 저녁 색갈 다른 바람이 불고 또 한장의 삶이 바뀐다 먼 산 타고 내려 오는 가을 낫선 것들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는 정겨운 것들 비행연습을 마친 하얀 나비 한마리 허공을 맴돈다 가을이다 문득 누군가에게 가을 편지를 쓰고 싶은날 가을 한 조각 떼내어 편지로 부쳐볼까.

나의 이야기 2022.09.14

마음의 낙서

해마다 받는 정기검진에 나타다는 이상신호엔 나이를 실감하고 올해는 유난히 더힘든 유월의 날들이 가고 있다 늘 그런것은 아니지만 해지는 저녁나절 약간의 쓸쓸한 고요함에 어둠이 서서히 몰려오고 때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오히려 마음은 더 허전함만 남는다 인생사 살아보니 아프면 아픈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냥 다안고 살면 될걸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고독의 시간 살아가는 즐거움이란 스스로가 발견해야 함에도 그동안 코로나로 비워진 공백의 모던것들이 질서없이 흩어지고 이제 겨우 제자리 찿아오니 취미생활보다 잦아지는 병원 나들이 자꾸만 나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려 자신을 사랑하고 삶에도 기술이 필요하듯 남은여생 후회 줄이며 바다에 가면 바다처럼 넓게 트인 마음을 배워오..

나의 이야기 2022.06.10

유월 향기

서로의 옷이 되어 6월로 들어서는 나무들 뜨거운 햇살 제자리 찿아온 초여름 물안개 산 중턱에 걸리고 실바람에 휘감기는 치자꽃 향기 낮게 깔린 풀내음은 더욱 짙어가고 가뭄에 갇힌 매마른 대지위로 갈증난 하루의 저녁 노을은 길기만 하다 마스크와 함께했던 힘겨웠던 지난날 조금은 느슨해진 코로나 사이로 복잡해진 거리마다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역사속 6월은 상흔의 잔재로 가슴 아픈달이지만 지나가는 바람 가만히 손에 쥐어보며 그동안 힘겨웠던 우리들의 마음도 초록빛 짙어가는 계절에 내려둔채 조금은 여유지닌 생각으로 쉬어가는 유월이고 싶다

나의 이야기 2022.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