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억의 얼레 <부산 이야기>

백목향1 2009. 10. 22. 21:18

       무심하게도 잊고 살았던 세월속의 고향 부산.

       오랜만에 행장을 꾸려 추억의골목마다 가을 그리움을 내려 놓는다.

       부산시 중구 대청동 4가 25번지. 

       내 유년시절의 대청동 집주소이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자리에 남아있는 이층 슬라브 양옥집

.      커다란 빌라 사이로   어슬프게 날게깔린 그 엣집을 보노라니 아련한 기억의 잔재 기억을 스치는 서러움

  

         영주동 고개를 넘으면 초량동 언덕배기의 힘든 여고시절 애환서린 집터는 넓은 도로로 변하고

         그시절 함께했던 가슴속 묻어둔 첫사랑을 꺼내어 함께걷는 세  월의 뒤안길.

         아버지의 사업실패 부모님의이혼. 너무나 강하게 불어닥친 인생의 아픈 바람이 기억을 어지럽히고

         그래도 저녁때가 되면 밥먹으라 부르는 정겨운 엄마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초량의 청관골목. 그리고 국제시장 .보수동 헌책방골목.광복동 고려당 양과점 .가을햇살 등에없고 기억따라 걸어보는 거리

         더러는 낯선 풍경이 이방인처럼 느껴지고 아주 오랜옛날의 촌스러운 친근미는 내기억에만 남아있다.

           

            어쩌면 첫사랑 그아이 때문에

            늘 한쪽 귀퉁이 독버섯 처럼 자라난 모진 그리움이 부산의 거리에서

            골목의 풍경마다 조금씩 조각난 추억을 퍼즐로 마추며 파란하늘 구름위에 신열 토해내는 나의 부산 이야기

            아픈 추억이 있고 서럽도록 안타까운 그리움의 날개들이 전신주 마다 걸려있고

            이루지 못한 내 대학시절의  좌절된 고운꿈들이 아직도 부산에 가면 날개달린 새가되어 꿈을 물고 창공을 선회 한다

            고향의 거리에서 친구와 찻잔을 마주하며 늙어가는 하얀 머리위에 우리는 그래도 소녀시절의 깔깔웃음을 손바닥에 잡아본다.

            무거운 도시의 회색삘딩 사이로 곱게물든 가을잎들이 하나씩 쓰러져 눕는 시월의 쓸슬한 거리

           어느 잡화상 가게에서 흘러 나오는 애조띤 유행가

 

           저혼자 익어가는 가을  .

           겨울을 재촉하는 벽에걸린  달력 위의 숫자들 

           스산한 마음 다잡는 염주의 기도속에 더깊게 추억의 얼레는 돌리지 말기로 하자 

           자꾸 눈물나는 지난 삶들이 주마등 처럼 스치고 가는 밤

           엄마의 작은 아파트에 반쪽 그리움만  남겨둔채 서울의 내 집으로 가는날

           독감심한 기득이에게 부산의 가을 한자락  떼내어 생각에 담고 오는날  달리는 차창 밖으로 그리움 빗겨 내리는 참 안스러운 연민

           2009년의 시월은 또 이렇게 한페이지 부산 추억을 보태고 간다

           대신동 엄마의 병문안 .월광회의 노래방 이야기   그리고 함박웃음 곱고도 아름다운 인연.   윤경이엄마의 한스러운 노래소리

           인연따라 맺어지는 세월속 함께하는 동행. 다 고마운 사람들......

           몇겁의 감회를 안고 부산을 떠나오며  아름다운 인연들이 있어 행복을 숨쉰다

           진실된 우정의 친구들과 아련한 첫사랑의 그림자를 기억에 담고 

           젊은날의 발자욱 마다 순수했던 사랑이 꽃잎되어 나부낀다

       

                       또 하나 보태어진 찐한 그리움 아버지!                                                                                                               

        진작 용서못한 죄책감에 항상 미안하고 부산을 다녀오고보니 더더욱 사모치는 아버지의그리움 자꾸 나를 짓누른다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없는 통안의 아픈 이별로 남아 쌓이는 세월속에 그리움도 커져간다

        발자욱 마디마다 두고오는 부산의 내 아팠던 기억과 행복했던  순간들 오늘은 이쯤에서 접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