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오월의 화사한 갈무리 쪽빛 하늘에 초록 바람을 맞으러 숲향기 찿아 나선다.
햇살은 강물위에 구르고 하얀 구름 추억을 만드는날
출장떠난 사위덕에 2박 3일의 오붓한 나들이 딸과 손주들과 함께.......
똑 같은 서울의 하늘아래 살면서 메일로 안부를 묻고 휴대폰 문자로 우리 모녀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서로의 애정을
돈독하게 세월의 깊이에 묻고 산다.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 했던가? 두 아들 녀석도 눈물 나도록 효성 지극 하지만 하나 뿐인 불혹의 나이테인 이 딸이
더러는 동생 같고 더러는 자매같고 더러는 친구같은 느낌으로 같은 세대를 산다.
홍천의 소노펠리체 콘도
이태리풍 별장같은 멋진 풍경 대리석으로 다듬어진 테라스에서 우리는 지는 저녁 노을 바라보며 붉은 와인잔에 그동안 살아온
희노애락의 모든 인생의 향기를 기억으로 함께 마셔 본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손녀와 초등학교 이학년 손주녀석의 끔직한 할미 사랑이 보석처럼 빛나는 물방울이 되어 가슴에 스민다
망내녀석 짝찿아 오월 십오일 결혼식을 끝으로 나의 의무 끝난자리 허전함 메꾸어 주느라고 마련한 딸의 속내깊은 배려.
자식들 다 제자리 안정되게 해놓고 이 세상 떠난 남편의 빈자리가 유독 눈에 밟히는 오월의 축제속에 한바탕 가슴을 타고 내린
소낙비에 눈물처럼 맑은사랑 잔잔히 고여온다
아들은 장가가면 서울 시민 이란다
. 다행이도 마음 나누고 항상 챙겨주는 착한 딸 있음에 늘 감사하고 더불어 딸보다 더 착한 사위 잇음에 나는 축복받은 노인네인걸
아카시아 향 풍겨오는 들녁을 걸으며 못이룬 나의 첫사랑 얘기에 아련한 세월을 담아 딸과 함께 펼쳐보는 한 폭의 그림앞에
연민서린 딸의 눈길 . 그래 살아 있기에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는것을.....
머리위로 바람에 떠밀린 구름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초저녁 덩그마니 떠있는 외로운 별하나 유성이 되어 흘러간다
오랫동안 부족했던 산소공급을 받은듯한 기분
나는 딸과 함께 또 아름다운 한 페이지의 인생 추억을 만든다.
< 우연히 놀러왔다 이글을 보드라도 내 아들의 아내 들이여 섭섭히 생각지말기를 .내 마음의 정원엔 그대들의 사랑도 진한 향기의 꽃으로 언제나 피어 있음을>
2011. 5. 28 홍천 소노 펠리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