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가렴 오월아

백목향1 2012. 5. 27. 09:27

 

         낮게 깔린 풀내음이 더욱 짙어

         초여름은 곳곳에 신록의 그늘이 되고

         긴 병원 생활에서 돌아온 낯선 집안 풍경

         어색한 발걸음 나그네되어 진종일 서성인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전화를 받을 수 없지만 

         친구들이 남겨준 고마운  흔적들

         휴대폰 우정의 문자마다 행복한  순간이 된다

         하루를 시작하는 햇살속에 찬란하게 빛나는 일상

         오월의 화사한 갈무리

         즐비한 가로수 사이로 바람타고 흔들리는 초파일 연등

         그저 건강하게. 그저 맘 고생 없게

         욕심없는 자비의 등 하나  달아 본다

 

         갈 곳 없는 구름 몇조각이 하늘 끝에 몰려

         빛은 그늘을 만들고 그늘은 추억을 만드는 참 많이 쓸슬한날

         때로는 건강하지 못한 자신이지만

         열심히 동의원소 치료를 받으며 즐거운 생각만 하고 살고 싶다

         창포빛 꿈 담긴 먼지 앉은 기억의 보석함을 딲으며

         나는 희망의 날개를 달고

         신록의 아름다운 오월과 멋지게 작별하리라

 

                                                     2012. 5.16일 힘겨운 갑상선암 수술 상태가 좋지않아 열흘만에 퇴원해 집에오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