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낙서
더워도 더워도 너무나 더운 나날들이다
초록도 지쳐 주저앉는 그늘 느림보 걸음인 바람도 쉬어가는 한 낮
작년 수술 휴유증 탓인지 올 여름은 지내기가 참 힘이든다
의욕마져 상실돤 생활공간 그저 게으름 피우는 한 계절이 내 발목을 붙잡고
벽에걸린 달력의 숫자아래 작은 글씨들
입추도 지나고 처서가 기다리니 이젠 생각만으로도 조금 여유지닌 서늘함이 돤다
방학동안 부부가 은행원인 큰 아들네집 두 명의 손주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
초등학교 3학년 손녀의 방학숙제엔 동심에 젖어 함께 하고
사춘기 심한 중학교 1학년 녀석과는 영화도 보고 비스트의 쉐도우도 함께 부르고 카페베네
구석진 자리에서 연예인 얘기와 좋아하는 여자 친구 얘기로 우리는 시원한 팥빙수에 더위를 잊는다
자식은 키우면 다 끝난즐 알아도 연결고리인 손주들 때문에 더러는 초청 할미가 되어 나는 위력을
과시하며 두둑한 보너스에 통장잔고 늘어나는 재미도 .....................................
늙고 나이든다는건 뒷방 노인네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늘 깨어있는 마음의 지혜
명상과 더불어 초심의 자세로 사는것
매사에 감사하며 비우면서 채우는 진리
아침마다 컴퓨터 들안길 나들이에 관세음보살 사경을 하고 청청한 스님의 독경소리에 하루를 시작한다
돌아보면 언제나 연민서린 내 삶의 발자국들
남은 여생 가능하면 후회 줄이며 살고싶다
뜨거운 햇살. 아직도 대지의 아스팔트를 녹일것 같은 열기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안쓰럽다
일주일 생존을 위해 칠년을 애벌레로 땅속에 지내야하는 이 잔인한 인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이토록 고독한 아픔이거늘
문득 가슴속 문신 처럼 새겨진 그리움이 자리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계절과는 상관없이 ..........
또 한 계절이 바껴 색갈 다른 바람이 불면
가슴에 고인 그리움
얼마나 견디면 잠재울까
긴 가슴앓이에 뿌리내린 세월속 이야기
살아가는 일이 다 그런것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