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문득
살다가 문득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의 사진처럼
다시 걸어가보고 싶은 그 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
사랑은 언제나 엇갈린 인연으로 우리를 비켜가고
가지런한 기억들이 옛사랑을 끄집어내는 가을 길목에 서면
그리움이 명치끝을 타고 저려온다
건드리면 눈물이 돨 마음을 안고.......................................
2013 10.5 백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