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을길을 걷고 십다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용혜원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가을을 느끼려면
가을이 물들어오면 용혜원
가을이 물들어 오면 내 사랑하는 사랑아 푸르고 푸른 하늘을 보며 들판으로 나가자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살며시 와 닿는 그대의 손을 잡으면 입가에 쏟아지는 하얀 웃음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기뻐할까 내 사랑하는 사람아 흘러가는 강물을 보러 강가에 나가자 강변에 앉아 우리의 삶처럼 흐르는 강변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우리의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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