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또 한 친구를 보내며

백목향1 2015. 3. 9. 02:34

 

꽃등 // 최경신

 

이별도 거듭하면 익숙해지는가

또 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자리

이제 충격 따위는 사치다

 

찔레순 꺾어 단물 빨던 유년으로

다가 오는 얼굴

내 안에 그리움으로 머무는 사람아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앞서고 뒤서는 차이일 뿐

우리 모두 길동무인 걸

누가 누구를 애도한단 말인가

 

둘러선 꽃들이

이름표를 자랑하며 뽐내는데

표정 없이 문상객 맞이하는

꽃등 혼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