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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송년 엽서 ... 이해인

백목향1 2016. 12. 28. 19:27

 

 

 

 

 

 

 

 

송년 엽서 ...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 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

 

 

 

 

 

 

 

 

 

 

 

 

 

 

12월의 엽서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 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여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Tim Janis / Reflection

출처 : 시가 있는 동네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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