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주름 //박 노해

백목향1 2022. 5. 20. 15:49

많은 강을 건너고

많은 산을 넘다보니 알지요

이유 없는 산등성이 하나

연유 없는 골짜기 하나 없지요

 

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없고

그냥 불어가는 바람은 없지요

얼굴은 얼의 골

내가 걸어온 사연의 행로는

내 얼굴에 고스란히 새겨졌으니

 

주름 편다고 지워지지 않지요

주름 진다고 낡아 지지 않지요

피할 수 없는 시간의 발자국에

부디 짓눌려 구겨지지 말기를

얼의 골짜기로 무늬 지어가기를

 

골짜기 물맑고 깊으니

산 또한 푸르고 힘차니

주름 펴지 말고

아름답게 새겨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