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우리가 가는 길 / 목필균
백목향1
2022. 6. 7. 14:40
손 흔들지 않아도 흘러 가드라
불끈 힘주며 솟아나는 새순도
환하게 붉 밝히는 꽃들도
시퍼렇게 그늘진 여름도
몇 순배 돌아도 취하지 않는
생생한 목숨들인데
그 눈물 다 모르는 척
무심히 흘러만 가더라
새벽 열리는 강가에 서며
안개속 내가 숨겨지고
우연히 마주치던 우리
그렇게 숨겨지고
쌓여진 연륜이
덜거덕 거리며 쫓아온 이즈음까지
아득히 잊혀졌던 묵은 정 품고
기약 없는 길 다시 또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