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새 봄의 기도..박희진

백목향1 2023. 3. 5. 15:05

이 봄엔 풀리게

내 뼛속에 얼었던  어둠까지

풀리게 하옵소서.

온 겨우내 검은 침묵으로

추위를 견디었던 나무엔 가지마다

초록의 눈을, 그리고 땅속의

벌레들 마져 눈 뜨게 하옵소서

이제사 풀리는 하늘의 아지랑이,

골짜기 마다 트이는 목청

내 혈관을 꿰뚫고 흐르는 

새소리, 물소리에

귀는 열리게 나팔꽃인 양,

그리고 죽음의 못물이던 

이 눈엔 생기를,  가슴엔 사랑을

불 붙게 하옵소서.

                     < 새 봄의 기도.... 박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