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유인숙
백목향1
2023. 8. 20. 11:18
그대, 강 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부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유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