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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꾸리 경전시

백목향1 2015. 5. 2. 10:40

      실꾸리 경전시  // 강수니

 

   어릴적 어머니는

타래실 양팔에 끼워주며 팽팽히 힘주라고 하셨네

    마주보고 그 실을 다 감는 동안

    팔이 아래로 처질 때마다

늘어진 실은 풀리지 않는 법이라고

사람 사는 것도 그 같은 이치라고 하셨네

 

첫 애기 둘러 업고  울면서 친정 갔을때

매섭게 돌려세우며 포대기 뒤로 밀던 말

     눈물도 실패에 감아두어라

     야문 실꾸리 되고나면

한발씩 풀어먹고 사는 날 있을 게다

 

     크고 작은 실패(失敗)는

실패에 감아올려 실꾸리가 되고

그 실꾸리 한 발씩 한발씩 풀어내어

     홈질로 또박또박 걸어 나와서

     바람새는 마음마다 휘감기로 붙이고

실밥 삭은 위기를 박음질로 메우며 살았네

 

      감고 푸는 중중연가

      실꾸리경전이 법문이었네

아득히 어머니의 하늘 시간가에서

       쓰고 남은 실꾸리 꺼내 보이면

이것 밖에 못 풀고 살았냐고 야단하실 것이네

 

                              중중연가- 불교에서 말하는 무겁고 큰 연기법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는 우주만물의 인연법

 

 

   사랑과 존경 그리고 감사의달 오월 

   늘 그러하듯 왜 어머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까?

   나도 어머니 나이에 다다르고 보니 더욱더 깊어지는 애잔한 사랑이 가슴에 고인다

   연로하신 모습이여도  우리 눈엔 젊은 그시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고

   늘 기도하시는 생활속에서 무언의 인내와 사랑과 희생으로 우리를 길러주신 눈물겨운 보살행의 어머니

   어쩌면 그래서 어설픈 착함속에서 지금까지 너그럽게 참는 마음의 인내와  정갈한 인생을 사는법을 배웠는지도...

   야윈 가슴에 바치는 카네이션 한 송이

   낮게 깔린 구름위로 당신의 얼굴 떠올려 봅니다

   오늘도 경전책 넘기시며 자식들의 건강기원 발원하시는 어머니께  무한한 감사드리며

   척추 대수술 휴유증으로  건강이 예전만  못하셔도   우리곁에 오래도록 살아계셨으면...

   부산서 택배로 보내온 어머니의 정성들인 건어물과 반찬들 아른거리는 눈물속에 스며든  작은 쪽지 한 장

     "우짜든지  제때 챙겨먹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라

               엄마 걱정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