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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의 계단

백목향1 2016. 1. 13. 17:37

 

 

사계절 한바퀴 돌아 다시 또 돌아온 겨울

연이은 맹추이가 계속되드니 드디어 새해 첫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날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온갖 풍경들이 크리쓰마스 카드처럼 눈을 뒤집어쓴채

지금도 하늘에선 계속 함박눈이 길위에 쌓여간다

아주 오랜만에

자주 켜지 않았던 컴을 켜고보니 무뎌진 감성에도 빛바랜 그리움이 찿아와 추억이 서성이고

갑자기 한기 느끼는 쓸쓸함 

크다란 머그잔에 찐한 블랙 커피 한 잔  세월을 마시고 생각도 함께 마시며 현실에  맞닿은 

작은 걱정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아! 퇴근하는 자식들 눈길 미끄러워 운전 어떡하지.

학원간 손주들 갑작스런 눈발에 감기들면 어떡하지...

어느새 쓸데없는 걱정으로 주저앉는다

언제부턴가 팝쏭보다 트롯트 음악을 즐겨 들게되고 스마트폰에 입력된 전화번호가 없으면 친구들의 소식도

단절되어 감퇴되는 기억력  쌓이는 세월속 나이가 조금씩 하늘로 오르는 계단에 가까워지고 

어쩔 수 없는 노인의 길을 걷고있는 내 모습

대청소를 하면서 잘 정돈 한답시고 귀중품 작은 주머니 하나를 어디다 두었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으니 아직도 못찿고  깨스렌지위에 음식물 얹어두고 태우긴 다반사이니

참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려니 자신을 위로하며 사는걸

 

지난 일년은 둘째 아들 손녀 돌보미 해주려 노원에서 수지까지 격주로 다녀오고

자질구레한 잔병치레로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 먹는 약들이 늘어나도

순간의 잡념들을 잊게해주는 세살바기 손녀의 환환미소에 삼백 예순날  즐거웠던 시간들이였는지도.

 

이제는 해가 바뀌어도 담담해 지는 마음자리

뒤돌아보는 연민스린 아쉬움도 부질없던 그리움도 옅어져만 가고

모든 욕심 줄여 늘 생활속 신앙

관세음보살 정근하며 내 안의 나를 들여다 보며 하루를 즐겁게 사는 생활속 작은 기쁨 지녀본다

 

더러는 나이가 든다는건 그만큼 마음이 여유로워 상대를 배려하는 깊이도 넓어지고

세상보는 안목도 살아온 인내만큼 지혜로워 지리라

결코 나이 많은게 자랑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도 무엇이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속에

희망을 캐내는 아름다운 나이의 계단을 밟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