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유감( 驚
蟄有感) 범곡 정영학
봄비에 찬 기운이 살아있고 윗녘에는 대설경보가 내렸다는데 오늘이 경칩이라네
한서 (寒薯)가 벌리는 자리다툼에 봄이 끼여 생 고생을 하고 있다.
싹을 튀우려는데 눈이 퍼 붓고 그런데도 겁 없이 밖으로 고개 내미는 새 생명들은 철딱서니가 한참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제철을 귀신처럼 안다
제 아무리 폭설에 북풍이 불어대도 맥풀린 눈보라는 겨울을 잃어버린 낙후병임을 새 생명들은 안다
바야흐르 봄의 교향창곡이 산과 들을 덮고 창공에 메아리치면 우리의 마음에도 새 움이 돋고 휘파람 불며 신발 끈을 조여 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