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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인연의 그리움

백목향1 2021. 6. 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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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내가 당신을 사모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신의 자리는 언제나 비어 있었고

세월이 흘러

당신이 그자리에 있었을 때

나는 당신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 했던 그 순간도 흘러가고

모든 것이 아득한 옛자취로 남겨진 세월

더러는 살면서 가슴속 문신 처럼 지워지지않는 그리움

뒤돌아 보면 늦은날의 후회같은 쓰라림

꿈 속에서도 언제나 어긋나는 서러운  인연이

당신과 나사이를 슬프게 하지만 

종종 외로움 기웃거리는 바람이 어깨위로 불때면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아름다운 기억들만 남기며

가슴속 아픈 상처로 얼룩지지 않았으면..............

 

                  이제는 더 가져야 할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은 나이

                 책장에 쌓인 책들과 습작했던 부질없던 작품과 그리고 해묵은 일기장들을

                 정리하며 내 젊은날의 열정과 청춘도 함께 분리 수거를 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 활자가 작아서 보기 힘들어도 버릴수 없는 책

                 내가 가장 존경했던 작가

                 삼십대에 요절한 천재 전혜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누렇게 빛바래진 책갈피에서

                 떨어진 낙서같은 쪽지 한장

                 변질된 오래된 종이를 펼쳐보니 세월속 기억들이 하나씩 봄 벚꽃 처럼 휘날린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따라

                 얼굴은 잊혀진채로 이름만 기억에 떠 오르는 아픈 사랑 하나

                 젊은날엔 눈으로 울다가도 나이가 깊어지면 가슴으로 울고

                 나이들면 꽃향기도 기억으로 맞는다 했던가 

                 무더운 날씨 햇살은 뜨거운데 가슴 한켠엔  시린 바람이 불어

                 오늘은 찬장속에 넣어둔 가장 예쁜 커피잔을 꺼내어 향짙은 커피를 타서 세월을 마시고 추억을 마셔본다

                 쪽지속 옛글에 어긋난 인연의  아련한 그리움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