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정말 그럴 때가 ...이어령

백목향1 2025. 3. 16. 19:10

 

 

    <정말 그럴 때가...이어령>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 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 "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 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 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를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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