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가벼워져야 눈물이 마를까
얼마나 더 슬퍼져야 풀잎처럼 누울까
강가를 떠돌다 문득
바다에 가고 싶어도
거기에 가도
쓸쓸 하기는 매 한가지 차라리
바람이 사는 들길을 걷다가
철퍼덕 주저앉아 징징 바람처럼 울다가
저 깊은 세월 속으로 훨훨 날아 돌아갈 수만 있다면
송두리째 뽑힌 뿌리를 부여안고
어둔 흙속으로 함께 파묻힐 수 있다면
끝내. 그래도
숨을 거두지도 못하고 살아남은 외로움
또 다른 가을이 오고 있다
얼마나 더 물들고 살아야 떠날 수가 있을까
최재경 <바람처럼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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