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본체
손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간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 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없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낙타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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