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 는다

백목향1 2020. 10. 12. 20:02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 처럼 몇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 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취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  류 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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