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포장마차 귀퉁이에 앉아 달빛담긴 화학소주 한잔에 가슴을 쓸어 내린다.
이순의 중반나이 적당하게 배분되어 섞여진 인생의 희노애락을 색색갈로 맛보며 세월의 계단에 나이테를 두르고 때로는 나보다 먼저간 그리운 사람도
때로는 진한우정 아로새긴 아름다운 우정의 마지막 친구 모습도 오늘밤은 유난히 기억의 한복판에서 길게드리운 그림자의 잔영으로 내곁에 맴돌아
고요한 정 적속에 비껴 내리는 아련한 얘기들.....
아직도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여름 이건만 등뒤로 불어오는 바람의 끝자락은 벌써 가을향기로 전해오고 .
손톱에 물들인 진홍빛 봉숭아 꽃물색깔 독한 그리움되어 백반처럼 녹아 든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 마는 .눈물로 달래보는 구슬픈이밤....
그옛날 남인수가 불렀던 애수의 소야곡이 창밖에 울어대는 뀌뚜라미 소리와 함께 심금을 울리 는 심야의 라듸오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마음 하얀 백지위에 검은 볼펜으로 펼쳐 말리며 기억 토해내는 달력마다 헤아려보는 삶의발자욱들
버리겠다 면서 다 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고 . 이게아닌데 중얼 거리면서도 욕심을 포기하지 않고. 잊어야 겠다고 늘 입으론 말하면서 기억은 그대로고.
참 어이없는 모순에 나는 늘 갇혀 산다.
하늘은 날마다 아름다워도 늘 푸르지않듯 내마음의 고요도 더러는 부질없는 생각으로 질서없이 흩어져 내리는걸
잔인한 팔월의 끝날 <.이양하의 수필 나무중에서 >
나무는 고독하다 .
나무는 모던 고독을 안다 .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날리는 겨울 아침의 고독도 안다.
나무는 파리움쭉 앓는 한여름 대낮의 고독도 알고 .
별얼고 돌우는 동짓날 한밤의 고독도 안다.
그러면서 나무는 어디까지든지
고독에 견디고 . 고독을 이기고 .고독을 즐긴다.
절대고독 .
그것은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기에 고독의 깊은 향기 뜨거운 가슴으로 녹이며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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