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넘나드는 얇은문 하나 사이에 의식잃은 제부가 식물인간 처럼 누워 있다.
이 어처구니없는 참변에 할말잃은 식구들의 모습들이 병원복도 유리창에 소리없는 통곡의 울음으로 메아리쳐 내리고.
현대를 사는 셀러리맨들의 고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단체집단의 모순을 이어 내려오는 건설회사.
사십년 내공을 쌓아온 성실하고 건실했던 중역의 자리가 뇌출혈로 쓰러진 최후....
.아! 나는 가슴이 미어 터질것같은 아픔을 참아내며 동생의 작은어깨 위에 무수히 위로의 말을 쏱아 내지만 혼이 나간 그녀는 계속 울기만 한다.
젊었을땐 아홉살 나이차로 아저씨 같았던 남편이 살수록 정감 느껴진다는 첫선보고 결혼한 내동생 미혜.....
더러는 강한개성 서로 마주치면서도 살아온 삽십년 .
두 딸과 함께....너무나 가정적이고 내동생을 끔직이도 사랑했던 남자.
명석한 두뇌로 한치 오차없이 자기삶을 최선다해 열심히 산 남자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늘 희망의 발걸음으로 앞만 보고 걸어왔던 남자가 아침 회의중 쓰러 졌단다.
건대병원 응급실 대수술 5시간 .지금은 언제깨어날지 모르는 중환자실.....실감나는 그 한마디 밤새 안녕 하십니 까
소식듣고 머나먼 미국땅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둘째 미준이 서로의 손울잡고 마음을 위로하지만 자꾸 흐르는 눈물 때문에 눈가가 짓물러 기억 마져도 갈아 앉는다.
팔순 노모의 흐느끼는 간절한 염원으로 지장보살 기도하는 등굽은 애절함 .
우리는 그냥 하느님께 말은 못해도 좋으니 사람만 알아보게 해 달라고 빌고 또 빌고 수천번을 빌고.....
거미줄처럼 얼켜있는 고무호수의 여러관들이 머리에 입속에 팔에 깊숙히 꽃혀있는 이 처참한 모습앞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이남자를 우리더러 어쩌란 말인가.....
환갑맞은 61의 나이에 너무나 잔인한 형벌 .미칠것같은 슬픔의 덩어리들이 짓누르는 하루 하루를 어떻게 달래며 미혜를 위로 해주리...
그옆에서 게속 퉁퉁부운 눈으로 의식없는 아빠의 뺨을 쓰다듬는 딸들의 모습에서 역류하는 슬픔의 나래들이 전신을 휩싼다.
순간마다 살면서 잘한건 생각 안나고 잘못해 준건만 생각에 맴돌아 환자의 침대 곁에서 "여보 눈좀 떠봐 "라고 애원하는
미혜의 낮은 목소리 함께하는 이 애절한 서러운 아픔을 제발 부처님께 간절한 기도로 염원 합니다 ,
내가 존경하는 우리 착한 제부 기억만 되살릴수 있도록....
언제쯤 이 깊은 수렁에서 우리는 희망의 싹을 틔울수 있을까.
기적의 염원 담은 나의 기도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