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글을 쓰는 이유

백목향1 2011. 7. 24. 11:58

     

    블로그에 올리는 백번째 글이다.

    그냥 쓴다는 그자체가 좋아서 기쁘면 기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기억속 떠 오르는 느낌의 수많은 생각들을  세상 밖으로 쏱아낸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작가의 소질을 가지고  있지만 단지 그 느낌을 표현하고 나타내는게 서툴기 때문이지

    누군들 살아온 자기의 삶이 몇권의 소설책으로  되지 않는이 어디 있으랴 !!


    나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다 더러는 읽고나서 찢어버릴 낙서장 이어도

    어머니의 글쓰는 모습과 화폭에 그림을그리는 아버지의 등뒤를 보면서 흉내내고 모방 하면서 유년의 어린시절을 보냈다.

    풋풋했던 단발머리 소녀시절 영어 선생님의 짝사랑을 선두로 해서 늘 통학길에 마주치던 검은 안경테의 키다리 남학생 부터

    영화속 주인공.그리고 책속의 주인공들 까지 아! 원없이 사랑하고 무수히 떠나보낸  나의 짝사랑 목록들

    지금도 책을 읽으면 이 버릇이 남아있고.....


    더러는 주책이긴 해도 사랑 없이 사는 가슴이 얼마나 황페할까.

    한때는 작가가 되겠다고 콧대높은 야망에 문예지 활동도하고 전공은 국문과이기도 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첫선에 결혼한

    깐간한 은행원 남편의 반대로 거대한 내 꿈은 처참히 박살나고 살면서 잊혀질줄 알았던 첫사랑의 그리움은

    가슴속 문신이 되어 아직도 미련을 동여매고 있으니 .해마다 불어대는 이 시린 바람을 무엇으로 막을까나.....


    속내는 엉퀸 칡넝쿨 같아도 남편과 함께 사는동안 보여지는 단아함에 현모양처 칭찬엔 부담갖고 살았고 이유야 어찌 되었던

    지금의 1녀2남 제각각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에 웃음꽃 피우며 잘살고 있다.

    4명의 손주 손녀들은 할아버지 않계시는 이  할미에게 메일과 함께 전화문자도 자주 보내와 그런대로 잔잔한 행복에 묻혀서 산다   

    부부란 함께 살땐 잘 몰랐던 것들이 이 세상 떠나고 나니 왜 잘한것은 생각 안나고 잘못한것만 남아서 종종 아픈 그리움이 되는지

    지점장 으로 끝낸 퇴직금  증권으로 날리고 암이란 잔인한 선물 그 덕분에 내 남자는 벽제에서 긴잠 외롭게 자고 있는걸.......

    절망에 넘어져 부산 떠나온지 십여년.

    오십대 후반에 시작한 만만찮은 서울생활 . 작은가게 하나에 세월을 보내고 돌아서는 발걸음

    앞만 보고 달려온 숨가쁜  시간들이 이제는 평온한 안식으로 나를 내려 놓는다

 

   가끔 .

   산다는건 정답이없는 문제지 같아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긴 하지만 더러는 힘들고 지칠땐 인생에도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좀더 준비된 멋진 삶을 살수도 있을텐데라는 쓸데없는 망상에 장마비 잠간 멎은 습한 칠월의 한낮

    100 번째 쓰는 글 홀로 자축하며 축배의 잔을 마신다

 

   살다보니 세월의 풍화작용에 은빛 으로 변해가는 하얀 머리카락.

   인생의 훈장 같은  얼굴의 잔 주름도 늘어만 가는 나이테

   이제는 외모보다 성숙한 내면이 무르익은 노년의 그윽한 향기로  아름다운 황혼길을 걷고 싶다

   지금도 이루지 못한 젊은날의 내 아쉬운 꿈들은 한없는 미완성의 언어가 되어 기억의 갈피마다 끊어진 문체로 남아

   도수 높은 돋보기 밖으로  사각창 블로그에  마음을 쏱아낸다

   젊은 날 눈물자국 묻은 오래된 일기장 처럼 .가슴 저릿한 기억의 통로를 떠미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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