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게도 흐린 하늘 사이로 조금씩 비추는 햇빛이 무더운 날씨와 함께 거리의 열기를 보태고
오랜만에 빨간 루즈를 칠하고 하늘한 쉬폰 원피스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앞에 외출을 시작한다.
언제나 만나면 즐거움 가득주는 내단짝 수미엄마와 함께 분위기 있는 레스트랑에서 점심도 먹고
마이크 성능좋은 노래방에서 있는 노래 없는 노래 목청 높여 가슴열고 캔맥주에 빨때 꽃아 노사연의 만남을 부르고 나온다
아기자기한 색다른 물건들이 즐비한 홍대앞 거리
먹거리도 많고 .유행의 첨단을 걷는 젊은이들도 많고 나름대로 아티스트다운 특별한 솜씨로 만든 주말 빤짝 장터에는 톡특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각자의 좌판 위에서 손님을 맞는다.
살것 없어도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에 등줄기 땀이 베는줄도 모르고
수미엄마와 나는 예쁜 아크릴로 조각된 장미꽃 귀걸이를 한 쌍식 사기로 했다
우리는 귀를 뚫지 않아 무용지물 이지만 서로 간직하는 우정의 의미로 화장대 앞에 걸어두면 좋을것 같아서....
몇바퀴 돌아서 구경을 하고 내친김에 수미엄마 모교근처에가서 팥빙수 하나 먹고 가자는 제안에 싫은 내색 못하고 한참을
걸어 내려온 신촌 사거리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거리의 풍경들
젊은시절 골목마다 서려있는 아름다운 추억에 우리는 마주보며 회상의 침묵에 서로를 바라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색 고명이 얼음위에 꽃을 수놓은듯 팥빙수집 의자에 기대어 너무나 여유롭게 내뱉는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 "
나 유방암이 폐로 전위 됏데네"
순간 한기 느끼는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와 함께 내가슴에 밀려오는 먹구름의 무게만큼이나 굳어진 이 아픈 가슴의 생채기
그래서 유달리 오늘 나를 보고 싶다고 몇일전 부터 휴대폰에 외로움을 전했나보다
삼키려던 얼음물이 자꾸만 목에 걸려 통증을 유발한 눈물이 되고
오년이 지났으니 괜찮다고 그토록 기뻐하던 그녀의 밝은 표정이 세월속 사진으로 오버랲되어 다가온다
그토록 열심히 건강관리를 잘하드니만.................................................................................
언젠가 누군들 한 번은 떠나는 세상 이지만 이렇게 아파서 보내는 이별은 싫다
한 번도 힘든 내색 않하는 그녀 되려 나를 위로한다 걱정 말라고.
항상 긍정적이고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유난히 금술 좋은 부부 였건만 아직도 미혼인 대기업에 다니는 외동딸 하나는 어쩌라고....
아! 잃어버린 여름의 슬픔이 짙어간다해도 아직은 내곁에 함께있는 그녀
뒷모습 배웅하고 돌아서는 그녀의 안쓰러운 긴 그림자 또 한 친구를 떠나보내야 하는 예정없는 시한부 인생이 칼에베인듯 아픈 이 가슴
오랜 세월 내곁에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나를 지켜준 친구 수미엄마
하루 하루 줄어드는 시간이 야속하지만 살아있는 그날 까지만이라도 작은 고통으로 견디어 낼수있기를
대책 없는 이 무모한 기도 관세음보살님께 애원해 본다
바깥 날씨는 거리를 녹일듯한 붉은 빛이건만 가슴속 쌓이는 내 애절한 우정은 두꺼운 빙벽이 되어 굳어만 간다
세상을 산다는게 이런 저런 아픔의 연속들이 인생의 나이에 덧입혀져 가고
오늘따라 친구와 우정이라는 단어가 오래도록 뇌리에서 생각을 묶어놓은채
서러운 눈물속에 번져가는 니모습 나에겐 참 아픈 팔월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