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한 움큼씩 약을 먹는다
약 먹는걸 더러 잊는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은 벌컥 화를 내면서
그게 목숨 걸린 일이란다
꼬박꼬박 챙기며 깜빡 잊으며
약에 걸린 목숨이 할릴없이 늙는다
약 먹는일 말고도
꾸역꾸역 마지못해 하고 사는게
깜빡 잊고 사는게 어디 한두 가지랴
쭈글거리는 내 몸골이 안돼 보였던지
제자 하나가 날더러 제발
나이 좀 먹지 말라는데
그거 안 먹으면 깜빡 죽는다는 걸
녀석도 깜빡 잊었나보다
- 정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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