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엔 풀리게
내 뼛속에 얼었던 어둠까지
풀리게 하옵소서.
온 겨우내 검은 침묵으로
추위를 견디었던 나무엔 가지마다
초록의 눈을, 그리고 땅속의
벌레들 마져 눈 뜨게 하옵소서
이제사 풀리는 하늘의 아지랑이,
골짜기 마다 트이는 목청
내 혈관을 꿰뚫고 흐르는
새소리, 물소리에
귀는 열리게 나팔꽃인 양,
그리고 죽음의 못물이던
이 눈엔 생기를, 가슴엔 사랑을
불 붙게 하옵소서.
< 새 봄의 기도.... 박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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