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풍경...도종환>
쓸쓸한 지 오래되었다
들 끝의 미루나무 한 그루
내 안에 혼자 서 있은 지
오래 되었다
나뭇잎 무수히 떨리는 소리로
낯선 산기슭 떠도는 지
오래 되었다
언덕의 나무들은 만나도
그 중 쓸쓸한 풍경만 만나고
강줄기를 따라 가다가도
시린 저녁 물빛 옆에서만
오래오래 머물렀다
서산 너머로 달이 지듯
소리 없이
사랑도 저물면서
풍경의 안에서 서고
밖에서고
쓸쓸한 지 오래 되었다
'백목향의 블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비...곽재구 (25) | 2024.06.27 |
---|---|
꽃향기...정호승 (41) | 2024.06.26 |
늘 그리움 하나 있네...정유찬 (18) | 2024.06.24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서정윤 (20) | 2024.06.18 |
좋은 친구...김시천 (29) | 2024.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