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

나의 슬픔에게...이태수

나의 슬픔에게날개를 달아주고 싶다불을 켜서 오래 꺼지지 않도록유리벽 안에 아슬하게 매달아 주고 싶다나의 슬픔은 언제나늪에서 허우적이는 한 마리 벌레이기 때문에캄캄한 밤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이거나아득하게 흔들리는 희망이기 때문에 빈 가슴으로 떠돌며부질없이 주먹도 쥐어 보지만손끝에 흐트러지는 바람소리바람소리로 흐르는 오늘도돌아서서 오는 길엔 그토록섭섭하던 달빛. 별빛  띄엄띄엄 밤하는 아래 고개 조아리는나의 슬픔에게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불을 켜서희미한 기억속의 창을 열며하나의 촛불로 타오르고 싶다제 몸마져 남김없이 태우는그 불빛으로 나는 나의 슬픔에게환한 꿈을 끼얹어 주고 싶다

나를 위로 하는 날...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내가 나를 위로 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 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나의 허물과 약점들이나를 잠 못들게 하고 누구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 때문에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조금은 계면 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 하며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 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