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어느 날의 해바라기...이수익

백목향1 2023. 8. 7. 21:31

장맛비 오랜 날에

갇혀

뒤뜰 해바라기 고개는

무기징역수 처럼 푹 꺾여져 있었다

 

그 정도였으면 좋으련만

거무스레한 빛으로 썩고

뭉그러지고 .부서져 흘러내리기도 한 

그 얼굴은 ,섬뜩하니

 

사람 모양 이었다

일편단심

목에 칼 쓰고 임을 바라던 사육신처럼

몸은 죽어도 정신만으로

정신은 죽어도 정신의 그림자 만으로

 

쓰러질듯, 쓰러질 듯

서 있었다

 

       어느 날의 해바라기...이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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