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긋는 일은 ...조은설
초등학교 시절, 짝꿍과 토라지고
책상 가운데 굵은 선 하나그은 적 있다
내 생애 최초의 경계선 이었다
어른이 되어서야
산다는 것은
쉴 새 없이 금을 긋는 일임을 알았다
가끔
꿈을 실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도
하늘 여기 저기 날카로운 금들 때문
그대를 잃고
슬픔의 무게로
살얼음 박힌 금들을 지우던 기억
나, 아직도
무릎 끓고 먼 하늘 우러르는 까닭은
지워야 할 금들이 많고
흘려야 할 눈물이 많기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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