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3

인생 2 // 김정한

매일 조금씩 떠납니다 아름다운 시간과 조금씩 이별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조금씩 이별을 합니다 때로는 미칠 만큼 가슴 가득히 사랑의 꽃을 피운 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리움에 온밤을 새하얗게 지새운 적도 있었지만 오늘은 다 비우고 떠나렵니다 이제. 오랜 고뇌저편에 상실의 우울증으로 있던 나를 버려두고 빈 몸으로 먼 길을 떠나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옮길때 마다 매달리며 쫓아오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살다보면 꺾이고 부딪치고 차이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의 무대. 그 처연한 시간 위에서 각본대로 살아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로는 지독한 사랑이 나를 여러번 살렸고 때로는 지독한 외로움이 나를 수없이 죽였습니다 금세 찿아온 가을도 떠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구름 가듯이 내 곁을 빗겨 ..

우리 곁엔 가을이

그토록 떠날 것 같지 않던 여름도 겸손하게 떠난자리 가을이 들어앉고 코로나에 묶인채 흘러버린 아까운 세월속 시간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나마 편하게 즐기던 블로그마져 티스토리로 전환이 되어 어눌한 손놀림에 컴퓨터 위엔 먼지가 쌓이고 언제나 그러하듯 원활하지 못한 건강에 더더욱 한계절을 게으르게 보내고 늘어나는 약봉지에도 이제는 그려려니하고 산다. 아침 저녁 색갈 다른 바람이 불고 또 한장의 삶이 바뀐다 먼 산 타고 내려 오는 가을 낫선 것들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는 정겨운 것들 비행연습을 마친 하얀 나비 한마리 허공을 맴돈다 가을이다 문득 누군가에게 가을 편지를 쓰고 싶은날 가을 한 조각 떼내어 편지로 부쳐볼까.

나의 이야기 202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