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4

그리움 /김경호

오늘은 어디서 무슨 소식이 있을까 초생달 같은 너를 생각 하다가 몇 줄의 편지를 쓰기도 하고 차라리 눈을 감기도 하였지만 뜰 앞에 서서 꽃 한송이 바라보는 바람 같은 마음으로 사는 날에도 잊을 일이 쌓이는 것은 저 가을 들녘에 꿈을 그리던 내 젊은 날의 뒷 모습이 추억같이 기다림이 홀로 서 있음이라 오늘도 먼 곳에서 하루는 노을빛으로 떠나가고 한 계절의 저편에는 또 한 계절이 있지만 내가 지금 지는 해를 마주보며 이별을 견디는 마음인 것은 나에게 한 세월을 빈 가슴으로 머물게한 사랑의 아픔 그 흔적 때문이거니

늙는다는 것은 / 박인자

삶의 연륜이 쌓여 갈수록 인격이 형성 되는줄 알았다 더 많이 인내하고 기품도 생겨 뭇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는줄 알았는데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 한 템포 빨라지는 것 오해하는 것도 섭섭해 지는 것도 기다리지 못하는 것도 그리고 늙는 다는 것은 지키고 싶은게 많아 지는 것 버리지 못하고 나이만큼 자꾸 쌓아 두는 것 미래를 꿈꾸는 것 보다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홀로 교만 했던가 얼마나 흘러가버린 삶속에서 당당했던가 너도 나도 그리고 그대도 늙어가고 있다.

그리움을 말한다 / 윤보영

그리움 한 자락 담고 사는 것은 그만큼 삶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그립거든 그리운 그대로 받아들이자. 마주 보고 있는 산도 그리울 때는 나뭇잎을 날려 그립다는 말을 하고 하늘도 그리우면 비를 쏟는다.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할 사람이다 그립거든 그리운 대로 그리워 하고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받아 들이자. 가슴에 담긴 그리움도 아픔이 만든 사랑이다 가슴에 담고있는 그리움을 지우려 하지마라 지운 만큼 지워진 상처가 살아나고 상처에는 아픈 바람만 더 아프게 분다 그리울 때는 무얼해도 그리울때는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리워 하자. 가벼운 마음으로 사는 맛을 느낄 수 있게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그리워 하자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길이고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