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 14

생의 중반 넘으면...우심 안국훈

가야 하는 길은 멀게만 보이는데 짧게만 느껴지는 지나온 길 타오르는 잉걸불처럼 인생이란 본디 물거품 같은 것일까 해넘이처럼 중반 넘노라면 해는 지면 다시 뜨지만 자꾸만 빨라지는 세월 탓인지 잃어버린 젊은 날의 추억 떠오른다 사노라니 편안함이 좋지만 편안함도 지나치면 안일해지듯 인생 즐기되 지나치지 말고 사랑에 지치지도 포기하지도 말자 어둠 깊어져야 새벽 밝아오고 추위 버텨내야 새봄을 맞이하듯 고통 이겨내야 끼쁨 누리고 이별의 슬픔 겪어야 새 인연 만난다

떠나렴...백창우

우울한 날엔 어디론가 떠나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렴 아무도 없다고 이놈의 세상 아무도 없다고 울컼, 쓴 생각 들 땐 쓸쓸한 가슴 그대로 떠나렴 맑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푸른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돌아 보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났던 고운 사람을 누군가가 그대 곁에 있는 것 보다 그대가 누군가의 곁에 있다는 것이 더 큰 기쁨이었던 것을,다시 느끼렴 떠나렴 사는게 자꾸 슬퍼지고 마음이 무너져내릴 땐 책이나 한 권 사들고 아무 기차나 집어타렴 백창우...떠나렴

찻잔이 있는 풍경...홍수희

오늘 내 찻잔에는 그리움이 한 스푼 미안함이 두 스푼 사람이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때로는 이 얼마나 쓸쓸한 일이겠습니까 비에 젖은 우산을 접어둔 채로 혼자 들어선 찻집에서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런 일이 어디있다고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더 따스한 풍경이 어디 있다고... 찻잔이 있는 풍경...홍수희

꽃3 ...나태주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다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꽃3...나태주

이별 노래...박시교

이별노래...박시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할 일이다 그대 모습 닮은 지는 잎의 실루엣 사랑은 순간일 지라도 그 상처는 깊다 가슴에 피어나는 그리움의 아지랑이 또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까마득 지워질 것인가 눈물에 번져 보이는 수묵빛 네 그림자 가거라,그래 가거라,너 떠나 보내는 슬픔 어디 봄산인들 다 알고 푸르겠느냐 저렇듯 울어쌓는 뻐구긴들 다 알고 울겠느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한 일이다 하르르 하르르 무너져 내리는 꽃잎처럼 그 무게 견딜 수 없는 고통 참 아름다워라

그대를 보내며...김종해

이별은 누구의 삶에서나 찿아오지만 나는 아니야, 나 오늘은 이별이 아프지 않다고 아픈 이별 하나를 잊기까지 오랜 세월 얼마를 흔들려야 했나 세상은 늘 창밖에 거기 그대로 있을뿐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나는 창안에서 홀로 젖는다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지 삶은 혼자서 걷는 다는 것 우리는 서로 스쳐가고 있을뿐 이별은 누구에게나 찿아 오지만 나는 아니야, 나 오늘은 손 흔들며 그대를 보낼 수 있어.

6월...황금찬

6월...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어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인연의 향기

흐린날씨 위로 구름들도 쉬어가는 오후 3개월마다 약 타러 혜화동 서울대학 병원을 다녀 오는 길 때론 멀기도 하고 때론 가깝기도 한 마음의 거리 나이는 세어서 무엇하리란 피천득 시인의 글귀처럼 가만히 있어도 세월속 쌓이는 나이테 위로 인생은 깊어지고. 온통 초록이 들어앉은 6월의 풍경속에 화려한 장미도 가시를 품은채 아픈 통증에 신열을 앓고 답답한 생활에 들어서는 지루한 하루 내가 부지런히 썼던 글들은 서서히 뒤로 밀려나고 몸이 아프니 게을러진 일상의 모든것들을 이제는 이름있는 작가들의 명시 소개로 내 블로그를 채워간다 예전보다 시력도 나빠지고 사고로 다쳐 부러진 오른쪽 팔목때문에 키보드 두드리는 것도 때로는 통증이 오지만 그래도 오래된 소중한 인연들이 있기에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소통하며 건강정보,맛집정..

나의이야기 2023.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