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입...천양희

백목향1 2023. 5. 19. 20:48

<입... 천양희>

 

황닷거미는 입에다 제 알집을 물고 다닌다는데

시크리드 물고기는 입에다 제 새끼를 미소처럼 머금고

               있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업을 저지르네

 

말이 망치가 되어 뒤통수를 칠 때 무심한

한마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때 입은

         얼마나 무서운 구멍인가

 

흰띠거품벌레는 입에다 울음을 삼킨다는데

황새는 입에 울대가 없어 울지도 못한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비명을 지르네

 

입이 철문이 되어 침묵할때 나도

모르는 것을 나도 모르게 고백할 때 입은

    얼마나 끔찍한 소용돌이인가

 

때로 말이 화근이라는 걸 알려주는 입

입에다 말을 새끼처럼 머금고 싶네

          말없이  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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