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동안 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눈 내리는 12월의 겨울 나무는 벌거벗은 힘으로 깊은숨을 쉬며 숨 가쁘게 달려온 해와 달의 시간을 고개 숙여 묵묵히 돌아보고 있다 우리가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 두고 온 것들을 돌아보기 위한 것 내 그립고 눈물나고 사랑스러운 것들은 다 등 뒤에 서성이고 있으니 그것들이 내몸을 밀어주며 등불 같은 첫 마음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니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