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은빛의 하루

백목향1 2022. 12. 18. 15:21

빙점에 갇힌 세상

한기를 덮는 오후의 따스한 햇살 이불

바람은 가지에 매달린 추위를 쓸어가고 실어오고

빠르게 달려가는 시간속에

정말 한 해가 소리없이 지고 있네요

해마다 언제나 이맘때 쯤이면 까닭모를 서글픈 이유에

인생을 돌아보며 울음인듯 노래인듯

슬며시 세월을 풀었다 당긴다

허공을 가르는 차거운 바람의 자국

벽에 걸린 한장뿐인 달력이 유난히 외롭게 느껴지는 날

따스한 차 한잔의 온기 가슴에 담으며 

크리쓰마쓰 카드 같은 바깥 풍경들의 잔설위로

또 하루가 지나간다

 

<인생은 혼자라는 말 밖엔...조병화>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하시겠지요

 

나보다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하시겠지요

 

          그리고,

그립다는 사연을 엮어서 보낸다는 것은 

인생을 아직 모르는 철없는 짓이라 하겠지요

 

        아,

나는  이렇게  아직

당신에게는 나의 말을 전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인생은 혼자라는 말 밖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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