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71

움추린 계절 끝자락 바람난 겨울은 줄행랑치고 금싸라기 처럼 퍼지는 햇살아래 연두빛 새싹들이 꿈을 키우고 거리의 꽃집에선 아름다운 봄이 쏱아져 나온다 서럽게 꽃망울 터뜨리는 남녘 바닷가 선홍의 동백꽃 새벽 안개를 헤치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그렇게 어김없이 오고있었구나 봄 이... 결다른 바람속 동네 가득 햇살이 피고 아삭한 봄동 식탁 위에 웃음꽃 한 사발 아낙들은 나물 바구니에 수다를 담는다

나의 이야기 2019.02.24

구정 연휴

언제나 그러하듯 번거로운 설연휴도 끝이나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간 일상 늘 큰아들 내외가 장을 봐 주지만 음식하는 것은 내 몫이니 이젠 좀 가벼운 명절을 보냈으면... 간소한 차례상과 아니면 가족끼리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괜찮으리라 이제는 예전과 달리 우리의 명절풍습도 많이 바뀌고 있지 않은가 생각은 항상 이렇게 하면서도 행동은 예전 그대로 고수하고 있으니 해마다 변덕스런 마음이다 항상 손님처럼 다녀가는 두 며느리의 미안함도 없애주고 직장생활 하는 그들에게 좀 편하게 해주고 싶기도하고. 그래도 1녀 2남의 자식들과 손주 3명. 손녀 3명 집집마다 아들 하나. 딸 하나씩 알맞게 낳아 외손녀는 작년에 대학생이 되었고 금년엔 친손자가 본인이 원하는 스페인어학과에 합격을 했고 외손자는 대원외고에 합격..

나의 이야기 2019.02.08

가을비와 함께

가을비 내리는 금요일 아침 습도가 높은니 마시는 커피향이 사방에 오래도록 퍼져 상큼함으로 음미하는 커피 한잔 아침의 잔잔한 행복이여라 온통 거리엔 흩날리는 낙엽들의 모습이 서글프도록 아름답고 가슴 한귀퉁이 움추리고있던 부질없는 그리움도 떠나 보내는 시월 끝자락 약간의 쎈치함이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따라 마음의 온도도 서서히 내려간다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느낄수만 있어도 행복한 이가 있다는건 아름다운 일입니다 어떤 고통이나 절망이 가슴을 어지렵혀도 언제나 따듯한 불 밝혀주는 가슴속의 사람 하나 간직해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소중 합니다 한번도 드러내지 못한다 해도 사랑은. 찻잔에 가득채운 따뜻한 커피 늦가을 비내리는 운치를 담아 릴케의 시에 고명으로 잊었던 세월속 이름도 ..

나의 이야기 2018.10.26

일본 도야마(알펜루트의 가을)

바람의 감촉이 차거운 10월의 거리 가을이면 이유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 계절도 가을이고 사람도 가을이다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자연이 가져다준 천혜의 아름다운 비경 그곳엔 스위스의 알프스를 옮겨다 놓은듯한 풍경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일본의 지붕)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알프스의 다테야마를 관통하는 다이나믹한 산악 관광루트로 도야마에서 나가노현까지 2400m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횡단하는곳 전기로 달리는 트로리 뻐스. 24도의 언덕을 단숨에 오르는 다테야마의 케이블카 자연환경 보호와 눈사태 방지를 위해 지하로 달리는 일본 유일의 케이불카 지주가 없는 로프웨이로 일본 최대 움직이는 전망대로 360도의 대 파노라마를 즐길수 있으며 고원버스로 해발 1500m 대자연의 변화를 차창밖으로..

나의 이야기 2018.10.20

9월을 기다리며

밤새 내린 비 살면서 이토록 빗님이 반가운때가 있었던가 올여름 유난히도 더웠던 날들 진초록 위로 이슬맺힌 아침의 싱그러움 하늘은 잔뜩 흐려있지만 상쾌함이 깃든다 연이은 태풍소식 이어져도 일단 고름숨 쉴 수있으니 여유 지녀보는 마음 자리 아직도 더위는 남았지만 조금씩 불어주는 바람은 우리 곁에 가을을 싣고 오겠지 미리 당겨 안아보는 9월의 향기. 9月 // 이외수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속에서 자라난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마음 눈시린 하늘 저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 걸어 두겠네

나의 이야기 2018.08.21

장마 준비

언제나 6월이 떠나는 끝자락엔 장마를 대동하고 머물다 훌훌히 떠나는 일년의 반이 끝나는 자리 어제는 방배동 한 카페에서 몇몇 친구들이 모여 저녁나절 까지수다를 떨고 다음주 부터 장마가 시작 된다는 일기예보에 오늘은 부지런한 발걸음으로 오랜만에 안양 시장엘 다녀왔다 젊은 시절엔 비오는날의 아름다운 낭만도 있었지만 나이드니 습하고 긴 장마는 짜증날만큼 싫어지는 계절병이되고. 깻잎을 사와 깻잎절임도 만들고 . 작은 메추리알과 소고기 장조림도 만들고. 북어포 무침도 만들고 견과류 넣은 잔멸치 볶음도 만들고 .카레까지 만들어 냉동실에 넣고나니 혼자만의 잔치에 널부러진 씽크대위의 풍경들이 참 가관이다 제자리 찿아 정리를 하고보니 긴 하루해가 저물어가고 아프기 전에는 소흘했던 식생활들이 크다란 병하나 선물 받고 나서..

나의 이야기 2018.06.22

북유럽 추억을 만들며

수다쟁이 여고동창 여섯명이 북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약간의 축적된 피곤을 잠으로 풀고 각자가 준비한 피로 회복제와 영양제를 먹고 허리엔 파스를 붙이며 이제는 날자가 긴 여행은 생각보다 몸도 마음도 조금은 힘든걸 실감한다. 약간의 글재주는 타고난것 같은데 사진은 영 나와는 거리가 멀어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해 나의 외국 기행문에는 늘 사진없는 밋밋한 글만 쓰게되지만 어쩌랴 그게 내 성격인걸... 다행히도 우리 멤버중 사진을 취미로 하는 옥희 덕분에 그나마 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남겨주니 참 감사한 마음. 동. 서유럽과는 또 다른 매력과 색채를 지닌 북유럽 건강상 미루어 두었던 여행을 단단히 건강 체크를 하고 수북한 약봉지와 함께 시작된 북유럽 여행길 눈도장 으로 찍고 가슴에 새기며 아름다운 기억의 ..

나의 이야기 2018.06.10

봄이 오는 길목

먼 발치서 달려오는 봄의 향기를 눈치없는 눈발이 막아서 온통 세상이 하얀 아침 그래도 동네 가득 햇살이 피었네 어저께 올해 대학입학한 외손녀와 딸이 온다기에 아침부터 혼자 부지런을 떨고 묵은 김치로 전을 붙이고 아삭한 봄동을 식탁에 올려 삼대가 함께 수다로 식탁을 장식하며 맛갈난 점심과 은은한 다즐링 홍차를 마시며 한껏 꿈에부푼 손녀의 모습이 그렇게 예쁘게만 보인다 나도 저토록 꿈많은 시절이 있었던가하고 생각의 나래를 펴는 순간 남은건 반찬통에 담아 달라며 차 막힌다고 제 실속만 차려 떠나는 내 딸의 모습이 친정가면 꼭 내가하던 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모양. 눈 위에 자동차 바퀴의 흔적만 남기고 떠난 두 모녀를 오래도록 배웅하고. 이곳으로 이사를 오니 오히려 자식들이 더 자주 왕래를해 늘 혼자였던 생..

나의 이야기 201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