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누가 붓칠 하지 않아도 산빛은 곱게 물들고
스쳐간 옛이야기 하나로 평범한 내 가슴에 반딧불 같은 추억이 기대어 선다
때로는 꿈속에서도 어긋난 서러운 인연이 밀물져오고
강가에 홀로서면 가슴속 어디에 깊이 묻어둔 맹세도 없건만 보고 싶은 얼굴 하나
떠돌이 세월속 나보다 먼 슬픔의 한 계절을 울고떠난 강물 한줄기가 아직도 슬프게 흐르고 있지만
더러는 외로움이 포개져 저희끼리 부대끼며 아프다고 우는날
언제나 시월은 먹물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나는 수취인 없는 긴 긴 가을 편지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