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향의 블로그 260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 유인숙

아,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메어야 할 짐이 있다면 찡그린 얼굴로 돌아서거나 버거워 하지 않는 삶 한순간 이여도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때로는 그삶의 무게만큼 기울어져 힘이 들어도 나에게 주어진 몫이거니 기꺼운 마음으로 순응하고 싶다 사랑을 가슴으로 품고 주고 또 주어도 달라하지 않는 소망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눈빛을 보며 기다릴줄 아는 자가 되고 싶다 슬픔도 안으로 끌어않고 기쁨도 가슴에 담을 줄아는 그래서 행복하다고 노래할 줄 아는 가장 소중한 사람의 참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비가 와도 좋은날

비가 와도 좋은날 // 이외수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 시름 앓다 흩어져가고 자욱한 안개 남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사람이 그리울때만은 창밖에 주룩 주룩비가와도 좋다 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 김설하

무거운 눈꺼풀 비비며 맞이하는 어둠이 벗겨지기 시작한 신새벽 반복되는 일상의 창을 열어 낯익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습관처럼 투박한 머그잔에 커피를 만들고 희미한 갓등 올라탄 먼지 손끝에 묻히며 계절꽃 목긴 화병에서 은은하게 웃으면서 눈가 마음의 주름하나 생겨날지라도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생각이 통하는 책장을 넘기고 세상으로 통하는 조간신문을 들추며 파란 불꽃 위에서 된장국이 끓고 밥물 오르는 냄새 집안을 감돌면 채널 고정한 일기예보에 쫑긋해지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언제라도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기쁨과 행복 슬픔과 아픔 함께 나누며 부족함 채워가는 소중한 하루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지금 하십시오

할일이 생각 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 생각 나거든 지금 말 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않될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곁에 잇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요 미소를 짓고 싶거든 지금 웃어 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는 피고 가슴이 설렐때 지금 당신의 미소를 주십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 로버트 해리- 미래북 수록

바람따라 가는 오월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꽃들이 너무 좋은 향기와 고운 빛깔을 남기며 우리들에게 순간이나마 몸과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주고 떠나는 오월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마운 사람들께 사랑과 감사를 전하면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멋진 오월 마무리 하시길 기원해 봅니다 사랑, 너를 놓으면 // 향린 박해미 그 아픈 사랑 다시는 않으리 그리도 다짐해 놓고 또 빠지고 말았어 내 맘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미궁의 늪인줄 알면서도 또 철퍼덕 다가서고 말았어 누구도 건져줄 수없는 미궁의 늪일지라도 어떡하니 사랑, 너를 놓으면 내가 더 아파서 살 수가 없는걸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 이기철 미래는 저녁 창문처럼 금세 어두워 지지만 작별해 버린 어제가 모두 탕진은 아니다 모래의 시간속으로 걸어온 구두 밑창의 진흙은 숙면을 넘어온 기록이다 내 손은 모든 명사의 사물을 다 만졌다 추상이 지배하는 생은 불행하다 영백한 것은 햇빛 밖에 없다 죄마져 꽃으로 피워둘 날 기다려 삶을 받아쓸 종이를 마련하자 가벼워지고 싶어서 떨어지는 나무잎 처럼 모든 노래를 받기위해서 입다무는 침묵처럼 오늘은 단추 한 칸의 가슴을 열자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 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 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전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랑의 모닥불을 키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저녁 기도 // 마종기

저녁 기도 // 마종기 여러개의 꽃을 가진 부자보다 한 개의 꽃을 겨우가진 네가 행복 하구나 한 개의 꽃만 있으니 그 꽃의 시작과 끝을 알고 꽃잎의 색갈이 언제쯤 물드는지.비밀 스럽게 언제쯤 향기를 만드는지 다가가면 왜 미소를 전하는지 몇시쯤 잠이 드는지 잠이 들면 그 숨소리는 하나씩 다 들을 수 있는 황홀 꽃을 한개만 가진 이가 소유의 뜻을 세밀하게 아네 그러나 언젠가 나이가 들어 다 늙고 시든 몸으로 우리가 땅 그늘에 지면 생전의 섬세한 색과 향은 어느 기억에 남아서 살까 누가 가까이 다가와 우리의 잠을 깨워 줄까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날마다 하루는 반가운 초대 아침이 밝아오면 새로운 삶이 당신을 기다린다 눈부시고 다채로운 삶이. 낡은 하루가 가고 새 하루가 찿아왔다 오늘 하루가 어떤 하루 일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가슴 짓누르는 부담으로 혹은 설레는 약속처럼 느낄 수도 있다 나를 위한 날이 밝았다며 기뻐할 수도 있고 씻지도 않은 채 기운 없이 무덤덤할 수도 있다. 오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 본다. - 안젤름 그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