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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살다가 힘든 일이 생기거든 누구를 탓하지 말거라 이미 생긴 일이거늘 어찌하겠느냐 살다가 울일이 생기거든 누구를 원망 말고 실컨 울어보렴 울고 나면 속이라도 시원하지 않겠니 살다가 이별할 일이 생기거든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인연은 만났다가 헤어지기도 하는 것 이란다 살다가 사랑할 일이 생기거든 밀고 당기는 시간을 줄이거라 사랑의 실타래가 항상 질기지 않으니 적당히 밀고 당기려므나 살다가 행복한 일이 생기거든 너무 잡으려 애쓰지 말거라 무엇이든 잡으려면 달아나고 꽉 쥐고 있는다고 내 것이 아니잖아 中 최유진

여름 낙서

노트북도 고장나고 건강도 여치 못했던 날들 무더운 날씨에 짜증도 일고 그냥 사는 일도 귀찮게 느껴지고 먹는 것 조차도 힘겨웠다 코로나 후휴증과 연이은 대상포진 아무리 침을 맞아도 효과없는 협착증까지 겹쳐 가능하면 병원 치료는 피하고 싶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오늘에야 겨우 이것 저것 만지다 보니 글이 써지고 이제는 컴에 올리는 글 조차도 게으르지고 애처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만이 하루의 친구가 되는 팔월의 무더위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어딘가에서 가을은 조용히 우리곁에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으리라 긴하루에 기대는 삶 때론 외로움도 지는 저녁노을과 함께 땅에 떨어지는 눈물 올 여름은 내게 유난히 무거운 계절이 되고있네.

나의이야기 2023.08.20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유인숙

그대, 강 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부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유인숙

어느 날의 해바라기...이수익

장맛비 오랜 날에 갇혀 뒤뜰 해바라기 고개는 무기징역수 처럼 푹 꺾여져 있었다 그 정도였으면 좋으련만 거무스레한 빛으로 썩고 뭉그러지고 .부서져 흘러내리기도 한 그 얼굴은 ,섬뜩하니 사람 모양 이었다 일편단심 목에 칼 쓰고 임을 바라던 사육신처럼 몸은 죽어도 정신만으로 정신은 죽어도 정신의 그림자 만으로 쓰러질듯, 쓰러질 듯 서 있었다 어느 날의 해바라기...이수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