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22

친구를 생각하며

금빛햇살 퍼지는 오후 지천에 핀 봄꽃들이 봄내음을 불러온다 팝콘처럼 터지는 벚꽃 면봉처럼 뭉쳐진 산수유가 활짝 피어나고 길섶에 핀 노오란 민들레의 미소가 예쁜 날 부산의 단짝친구가 새로운 작품을 발표 했다고 얼마전 출간한 시집을 소포로 보내왔다 시집이름 아직도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여고시절의 단짝 친구 문득 고향이 그립고 친구가 그리운 날 오늘은 그녀가 보내온 시집 속에서 이란 시를 소개하며 포도주 처럼 오래된 우리들의 우정에도 세월속 인연꽃을 가슴에 피워 본다 부산문인협회 부회장이며 계간 계간의 운영위원 메마른 겨울 가지 몸속 붉은 피를 숨기고 모진 겨울 바람 맞고 있었네 목단 가지의 자존심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아 키는 높게 뻗지 않아도 너나 얽힌 가지들은 숱한 이야기를 묵시로 ..

나의이야기 2023.03.30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잘 지내나요? 나는 아직도 봄이면 무럭무럭 늙고 있습니다 그래요, 근래 잘 늙는다는 것 대해 고민 합니다 달이 "지는" 것. 꽃이 "지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 합니다 왜 아름다운 것들은 이기는 편이 아니라 지는 편일까요 잘 늙는다는 것은 잘 지는 것이겠지요.... 부끄럽지 않게 봄을 보낼겁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다음 계절을 기다리겠습니다 아직도 겨울잠 자는 친구에게 봄이 왔다고 엽서 한장 띄워 잠을 깨우고 꽃샘바람 속에도 제몫의 꽃을 피우는 매화향기 흐르는 세월속 나이 위로 가슴속 켜켜이 봄을 쌓으며 개울가 보송보송 물오른 버들가지에 그리운 안부실어 봄향기 전해보는 예쁜 연두빛 봄은 조금씩 마음의 창을 연다 햇살 따사로운 오후 혼자 마시는 향짙은 커피 한 잔 윤진화님의 짧은글 고명으로 얹어 혼자 만드는 작..

나의이야기 2023.02.23

2월의 향기

입춘이 지난 자리 동네가득 햇살이 피었고 잠간 멎은 추위 미세먼지 극성에 목마른 마음속 건조주의보 하루는 길고 한달은 참 빠르게 다가오는 짧은 2월 사이로 신나게 달려 오는 봄 아삭한 봄동에 식탁이 싱그럽다 눈감으면 소리 들린다 바람을 놓아주는 나무들 마른 가지에 물오르는 소리 속살내민 버들 강아지 겨우내 걸러낸 나무의 나이테로 돌아와 가지 끝에서 숨 죽이고 이젠 품고 있기 버거워 모두 풀어놓는 겨울산의 가슴앓이 갇혔던 세상의 온갖 소문도 일어나 봄을 뿌린다

나의이야기 2023.02.07

어느 봄날에

얼어붙은 대지위에 봄이 움트고 있고 우리들 안에서도 새로운 봄이 움튼다 한줌의 햇살을 머리에 이고 있는 꽃들의 노란 웃음 어느새 벌어지기 시작하는 꽃들의 개화 보는것 하나 만으로도 감동 스럽다 이봄엔 그대도 활짝 마음을 열어서 한 잔의 갈색 찻잔을 들어올릴 때마다 한가지 소망을 기도처럼 외우고 자신의 감정을 너무 닫아두지 말기를....

나의이야기 2022.03.06

봄 또다시 그리움...

한 계절을 살다 떠난자리 조금씩 봄이 들어 앉고 살얼음 밑으로 흐르는 얕은 시냇물 소리 음악 박자를 마추듯 경쾌하게 흘러 간다 수 많은 하얀 작은 꽃 아픈 찬바람에 흩날리며 겨울내 울고간 야윈 갈대 그사이로 눈치없는 물오리 한쌍 행복한 술레잡기를 한다 생각만 해도 가슴아려오는 긴 세월 때론 그리움의 눈물이 무거워 엎드려 울었고 사계절 그리움 없이 살길 바랬는데 봄..... 또 그리움 언제나 그자리 그리운 사람 얼마나 더 살아야 지워지고 잊혀질까 .

나의이야기 2022.02.13

작은 독백

가지 끝에 매달린 겨울이 그네를 타고 무뎌진 햇살에 짧아진 하루 코로나에 묻힌 우리들의 생활은 쳇바퀴에 갇혀 우울은 깊어가고 올 한해도 잔인한 전염병 세상 대책없는 시간들이 세월에 업혀 간다 그렇게 소리없이 12월은 아픔의 침묵으로 흐르고 때로는 보곺은 얼굴들이 한 장뿐인 달력속 숫자 위로 동그라미를 하나씩 만들며 그리움을 덧칠 하는 날 허공을 가르는 찬바람 사이로 울음빛 쏱아놓는 눈물겨운 거리 겨울은 저혼자 저문다.

나의이야기 2021.12.05

우린 가을길손

가을이 온들 가을이 진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백신의 휴유증도 나날이 늘어나고 코로나와 델타변이는 이제 우리 생활속 몸에 깊이 베어들어 화창한 가을 하늘의 구름도 쉬면서 늦장 부리는 이 서글픈 계절 해는 아직도 여름의 기억을 다 잊지 않은듯 뜨근한데 바람은 벌써 가을이다 허허로운 마음 한여름 지낸 꽃들이 풍경따라 흐르고 가을이 찿아온 9월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파지는 날 문득 보곺은 얼굴 하나 기억에 맴돌고 가을물빛 짙어가는 저녁 노을따라 번져가는 그리움의 긴여운 외로운 거리에 서있는 가로수 가지마다 걸터 앉은 가을 밤마다 울어대는 풀벌레들의 아픈 가슴앓이 인생이란 바람끝에 매달린 꽃잎 같은 것 바람 한 자락만 스쳐도 눈물 고이는 우리는 가을길손.

나의이야기 2021.09.12

언제나 시월은

시월은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누가 붓칠 하지 않아도 산빛은 곱게 물들고 스쳐간 옛이야기 하나로 평범한 내 가슴에 반딧불 같은 추억이 기대어 선다 때로는 꿈속에서도 어긋난 서러운 인연이 밀물져오고 강가에 홀로서면 가슴속 어디에 깊이 묻어둔 맹세도 없건만 보고 싶은 얼굴 하나 떠돌이 세월속 나보다 먼 슬픔의 한 계절을 울고떠난 강물 한줄기가 아직도 슬프게 흐르고 있지만 더러는 외로움이 포개져 저희끼리 부대끼며 아프다고 우는날 언제나 시월은 먹물보다 진한 그리움으로 나는 수취인 없는 긴 긴 가을 편지를 쓴다.

나의이야기 2020.10.22

세자매 이야기

망내 여동생의 61살을 축하해주려 미 국 커너티켓에 살고있는 큰여동생이 다니러와 한달간 함께 지내다 3일 출국을 하고 언제나 떠나 보내는 공항의 이별은 눈엔 눈물이 고이고 입가엔 억지 웃음을 지으며 서로 포옹을 하고 헤어지는 늘 아쉬움 남는 자리 어둠 내리는 바람부는 공항을 빠져 나올때면 왈칵 눈물나고 어깨에 내려앉는 커다란 쓸쓸함... 그래도 이번엔 부산에 계시는 엄마랑도 아기자기한 작은 추억들도 만들고 망내 여동생 61세의 생일을 앞당겨 형제자매끼리 연두빛 그린위에나가 하얀공도 날리고 엥가를 잘 부르시는엄마의 노래와 각자의 특기를 자랑하는 우리 자매들의 목소리도 노래방에 한아름 메아리를 만들며 즐거운 4월이 빠르게도 지나갔다 자주 다녀가는 동생이지만 보낼때 마다 늘 허전하고 그립다 나보다 5살 아래여..

나의이야기 2018.05.05